해외유학생활 = '나'를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재조립.
어디 대학교 몇학번으로써의 나.
그리고 어디 회사의 무슨 직함으로써의 나.
그 곳에서 "나"는 나의 배경이 나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큰 판단의 기준이였고
나의 능력이 첫순위였지, 정말 나로써. 진짜 진정한 나는 없었다.
그러니까. 소속감에 흠뻑젖어있는 어떤 한 소수점이였다고 얘기해두자.
내가 유학의 길을 선택하고.
필리핀에 갔을때.
엄청난 자아돌풍이 몰아쳤다.
내가 얼마나 social skill이 부족한지.
내가 얼마나 지루한 사람인지.
디자인을 뺀 허정은이란 사람은 참 진부한.
스토리가 없는 한편의 오래된 동화책이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내 행동 하나하나가 나를 처음본 사람들에겐 나를 판단하는 잦대가 되었고.
실수로 나온 행동하나 하나 조차, 그것은 나였다. 새로만난 그들에겐.
그런데.
이게 나인걸까?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기로한다.
필리핀에서 영국에가고. 독일에가고. 다시 영국에 돌아오는 그 과정에서.
점점 인정하게 되는 나의 참모습.
솔직히 말하면 인정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이 많다.
내가 이렇게 사회성이 떨어지는지는 몰랐는데.
난 내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모든 것에서 벗어나 정말 그냥 "나"를 보았을때.
헛점투성이인 사람이더라.
디자인에 푹 빠져사는 열정적인 디자이너.
하지만 자기자신을 돌볼줄 모르는 헛점투성이인 30살 노처녀(ㅠ_ㅠ)
따뜻한 마음은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사람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가는건지
너무너도 모르는 바보.